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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에 부모 잃은 아기 옆에서 '엄지척'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 8일 자신의 트위터에 전날 총기참극이 벌어진 텍사스주 엘파소 방문 당시 촬영한 기념 사진을 올렸다. 피해자 가족들과 생존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방문이었지만 곳곳에서 백인우월주의를 부추긴 그의 분열적 언사를 비판하는 성난 시위대와 부딪치며 현장 방문 사진 조차 공개하지 않을 것에 대한 비난을 의식한 포스팅이었지만 멜라니아 여사가 올린 사진은 외려 트럼프 대통령이 총기난사 희생자들의 비통함에 얼마나 무감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사진 속 트럼프 대통령은 아기를 안은 멜라니아 여사의 옆에서 웃는 표정으로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문제는 멜라니아 여사 품에 안긴 생후 2개월된 아기는 이번 총기난사 사건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였다. 23살의 엄마는 총격에 숨지면서도 팔로 아기를 꼭 감싸 그 생명을 지켜냈다. 워싱턴포스트는 9일 "이같은 우울한 순간 대통령이 지은 표정과 엄지를 세운 모습이 일부에서 비판을 사고 있다"며 "왜 그 젖먹이가 자신의 부모를 죽인 범죄를 선동했다는 비판을 받는 지도자와 함께 사진이 찍혔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엘파소 대학병원을 방문했을 당시 해당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부상자 8명 중 아무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원치 않았다고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아기의 삼촌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비통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아기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고 밝혔다.

2019-08-09

엘파소 총격범 "멕시칸 겨냥했다" 자백

지난 3일 텍사스주 엘파소의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해 22명을 숨지게 한 총격범 패트릭 크루시어스(21)가 자신의 범행이 멕시코인들을 노린 총격이었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9일 경찰이 집행한 체포영장 진술서를 인용해 크루시어스가 사건 당일 총격 범행 이후 월마트 인근 교차로에서 검문에 걸렸을 때 저항없이 손을 들고 차에서 내리며 자신이 총격범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AP에 따르면, 크루시어스는 투항 직후 변호인 접견권과 묵비권을 포기하면서 경관들에게 진술하기로 했으며, 자신이 AK 47 공격용 엽총과 많은 탄약을 들고 월마트에 들어간 것은 멕시코인들을 겨냥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범죄 전문가들은 출동한 경찰에 일체 저항 없이 투항하는 이런 유형은 흔히 확신에 가득찬 범인에게서 나타나는 경향이라고 지적했다. 크루시어스를 체포한 경찰관들은 체포 당시 그가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크루시어스가 살해한 22명 중 대다수는 히스패닉계 이름을 썼으며, 최소 8명이 멕시코 국적자였다. 경찰과 법무부는 크루시어스가 범행 직전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이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에잇챈에 올린 점에 비춰 범행을 국내 테러리즘 차원에서 수사하고 있으며, 연방 증오범죄로 기소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2019-08-09

'총기 안전지대'는 없다

미 전역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뉴욕시 전역뿐 아니라 한인 밀집지역인 퀸즈에서도 총기 사건이 늘어났다. 뉴욕시경 자료에 따르면, 플러싱·머레이힐·화잇스톤 등 한인 인구가 많은 109 경찰서 관할 지역은 지난해 초부터 8월 4일 사이에는 총기사건이 단 한 건도 없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8건의 총기 사건이 일어나 10 명의 사상자를 냈다. 뉴욕포스트는 7일 뉴욕시 전역에서 총기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하며 109 경찰서 관할 지역을 브루클린의 이스트뉴욕.크라운하이츠,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 브롱스 트레몬트·유니버시티하이츠 등과 함께 지난해(1월 1일~8월 3일)에 비해 총기사건이 제일 큰 비율로 늘어난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역에서는 강간 사건 역시 올 초부터 지난 4일 사이 26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건에 비해 73.3% 늘었다. 지난 4주간의 통계에서는 강간 7건(전년 동기 대비 600% 증가), 폭행 29건(71% 증가), 빈집털이 21건(11% 증가)으로 총기사건 외 다른 범죄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늘어났다. 뉴욕시경의 8일 발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시 전역에서 일어난 주요 범죄(index crime)는 총 5만 230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만4535건보다 4.1% 줄었다. 뉴욕시 전역에서 올해 초부터 7월 말 사이 일어난 살인사건은 17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 빈집털이는 5778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7% 줄었다. 하지만 7월 한 달 동안에만 뉴욕시 전역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31건으로 지난해 7월 대비 3건(11%) 늘었고 강간사건도 지난해 7월의 147건에 비해 10% 늘어난 162건이었다. 한인 주민들도 미 전역에서 계속 이어지는 총기 난사 사건에 불안해 하고 있다. 소수계 이민자 겨냥 폭력 우려 축제 현장 경관 추가 배치 요청 퀸즈북부순찰대의 박희진 형사는 "(총기난사 사건의 경우) 아는 사람과의 갈등으로 인한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예측하기 어렵다"며 "사건 발생 시 총소리가 난 지점으로부터 최대한 빨리 멀리 떨어져 신고해야 하며, 피신이 어려운 경우 자동차(엔진 뒤).건물.우체통 등 총알을 막을 수 있는 물체 뒤로 숨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 쇼핑몰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경우에는 테러를 목적으로 하는 총기 난사 사건이 아닌 강도 사건일 수도 있으므로 카운터 뒤에 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조언이다. 한편 오는 25일 열릴 롱아일랜드 한미문화축제 준비에 한창인 박연환 롱아일랜드한인회 이사장은 7일 "롱아일랜드 지역은 비교적 치안이 좋고 조용한 분위기지만 거듭 발생하는 총기난사 사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카운티 측에 소수계 이민자를 겨냥하는 폭력사태에 대한 주민들의 염려를 전달하고 축제 현장에 사복경찰 등을 추가 배치해 보안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기사 3, 5면 김아영 기자 kim.ahyoung@koreadailyny.com

2019-08-07

총기 난국, 책임지는 사람 없고 대책도 없다

"뭐라도 좀 제발 해라"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4일 총기 난사로 9명이 숨지고 27명이 부상한 가운데 이날 저녁 총격 현장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 집회에서 성난 군중이 외친 말이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드와인 주지사는 이날 "소중한 사람을 잃은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우리가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을 오늘 밤 알고 있다"라고 말하는 순간 일단의 군중이 그를 향해 "뭐라도 좀 해보라"라고 소리친다는 것. 현장에서 한두 명이 소리치자 수십명이 "두 섬씽"을 함께 연호했으며 당황한 드와인 주지사의 연설은 아예 들리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뭐라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라고 군중을 향해 답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드와인 주지사는 얼굴을 붉힌 채로 마이크를 놓아야 했다. 드와인 주지사는 플로리다주에 이어 경찰이 위험인물의 총기 소유를 금하도록 법원에 청원할 수 있는 이른바 '붉은 깃발법'(red flag law)에 찬성할 정도로 공화당 소속치고는 총기 규제를 지지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대형 테러를 막는 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백악관, 총기 규제 앞장서야" 불법 이민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뭇매'를 맞아온 멕시코 정부가 목소리를 높여 주목된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엘파소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자국민 7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미국 정부에 강력한 총기 규제를 촉구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5일오전 "멕시코는 다른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이번 안타까운 사건이 총기 판매에 대해 숙고하고 분석해 무차별적 총기 판매를 통제하는 결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북부 치와와주 시우다드후아레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엘파소는 인구의 80% 이상이 히스패닉이며, 주말에는 멕시코 주민들도 쇼핑 등을 위해 자주 찾는 곳이다. "살인·성폭행 리스트 만들어 " 오하이오주 데이턴 총기 난사의 범인이 학창 시절 '살인·성폭행 명단'을 만들었다가 정학당한 적이 있다는 동창들의 증언이 나왔다. 용의자 코너 베츠(24)의 고등학교 동창 2명은 이날 AP통신에 베츠가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2년 학교 화장실에 살인 명단을 낙서처럼 적어놨다가 정학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베츠의 과거 행적을 조사한 결과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경찰의 발표와 다소 차이가 있는 대목이다. 베츠와 함께 벨브룩 고등학교에 다녔다는 이들은 베츠가 '살인 명단'으로 정학당하기 전에도 '성폭행 명단'을 작성했다가 이미 한차례 정학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2012년 초 이 고등학교에서 살인 명단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이 일로 전교생의 3분의 1이 등교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지역신문인 데이튼 데일리 뉴스에 보도된 사실이 있다. 총기규제=총격 자유권 침해? 두 건의 총기난사로 30명 가까이 목숨을 잃으면서 어느 때보다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정치권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의회가 8월 한 달간 여름 휴회에 들어갔음에도 야당인 민주당 대선주자들과 백악관 및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총기 규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총기 규제 관련 법안의 처리를 위해 8월 휴회 기간에도 상원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2월 하원에서 통과된 모든 총기 거래·양도 과정에서 신원 조회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처리하자며 공화당에 상원 소집을 요구했다. 총기 난사의 원인 제공이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백인 우월주의'를 공화당 스스로 부추긴 측면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 공화당 내부에서 제기됐다. 네브래스카주 존 매콜리스터 하원의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내에서 백인 우월주의가 힘을 갖도록 만든 것은 바로 공화당이며, 평생 공화당원으로서 자괴감이 들지만 이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공화당원들 자체가 인종차별주의자이거나 우월주의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이들이 활동하도록 방치한 것은 맞다"고 전했다. 최인성 기자 choi.inseong@koreadaily.com

2019-08-05

엘파소 사망자 2명 늘었다

지난 3일 텍사스주 엘파소 대형 몰 월마트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가 2명 더 늘어 총 22명이 사망했다. <본지 8월 5일자 A1면> 지난 4일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발생한 사고까지 합해 주말 동안 총기 난사 사건으로 총 31명이 사망하고 53명이 다쳤다. 엘파소 경찰국과 엘파소 델 솔 메디컬센터 스티븐 플래허티 의사에 따르면, 5일 오전 부상으로 치료받던 주민 두 명이 숨졌다. 한 명은 멕시코 국적자로 이번 사고로 숨진 멕시코인 총 8명이다. 연방당국과 텍사스주 검찰은 총격범 패트릭 크루셔스(21)를 사형에 처할 수 있는 일급살인과 증오범죄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크루셔스는 총격 이후 스스로 무장 해제를 하고 투항했으며, 현재 엘파소 시내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한편, 오하이오주 총격사고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NY·NJ 테러방지팀 투입 쇼핑몰 등 경비 강화 주말 총기 난사 사건에 경계 또 총격 브루클린 4명 부상 피해자 애도 촛불 집회 열려 리차드 빌 데이턴 경찰서장은 5일 오전 "총격범 코너 베츠(24)의 범행 동기를 규정하지 못했다"며 "범인이 왜 자신의 동생에게 총을 겨누었는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사건발생 이후 용의자 베츠가 학창시절 '살인.성폭행 명단'을 만들었다가 정학 당한 적이 있다는 동창들의 증언이 나왔다. 4일 AP통신에 따르면, 베츠의 고등학교 동창 2명이 베츠가 고교 2학년 때인 2012년, 학교 화장실에 살인 명단을 낙서처럼 적어놨다가 정학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그 전에도 '성폭행 명단'을 작성했다가 정학을 당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한편 뉴욕.뉴저지 일원에서도 잇따르는 총격사건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N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뉴욕시경은 테러방지팀 추가 인력을 뉴욕시에 투입하고 있다. 뉴저지주 클락스타운 경찰도 웨스트 나약에 있는 펠리세이즈 센터몰 등 쇼핑센터 경비를 강화했다. 한편, 5일 오전 브루클린에서도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NBC는 5일 오전 2시쯤 브루클린 버팔로애브뉴와 크라운하이츠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해 24~49세 남성 2명과 여성 2명이 가슴과 등,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아직 사건의 경위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에릭 아담스 브루클린 보로장과 주민들은 5일 오후 브루클린 프로스펙트파크에서 엘파소와 데이턴, 그리고 지난달 27일 일어났던 브루클린 브라운스빌 총격 사건 등의 피해자들을 애도하는 촛불 집회를 열었다. 박다윤 기자 park.dayun@koreadailyny.com

2019-08-05

"제발, 총기 규제 방안은?"

지난 3~4일 발생한 연쇄 총기 테러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 백악관에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번 총기 테러 사건이 대통령 선거 쟁점으로 부상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는 "총이 아니라 (가해자의) 정신 질환과 증오가 방아쇠를 당긴 것"이라며 "잔인한 비디오게임도 폭력을 미화(glorification)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총기 허가 제도에 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들의 개인적인 정신 질환이 사고의 본질이라는 주장이다. 야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총기 소지 규제 강화 목소리에 반대의 뜻을 간접 표명한 셈이다. 트럼프는 이어 총기 소지를 규제하겠다는 방안 대신 대량 살상 가해자들이 신속히 처형될 수 있도록 새로운 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미총기협회(NRA)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화당의 주요 지지 세력으로 활동해왔다. 트럼프가 테러의 원인을 정신 질환으로 규정한 것은 이번 사건이 자신의 인종차별 발언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비판도 피해가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이번 연쇄 총기 테러 중 미국과 멕시코의 접경지역인 엘파소에서 발생한 사건은 중남미 이민자들을 표적으로 삼은 인종차별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대두된 상황이다. 트럼프는 민주당의 이민자.유색인종 여성 연방하원의원들을 향해 지난달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트윗을 올린 데 이어 볼티모어의 민주당 중진 일라이자 커밍스 흑인 연방하원의원을 무능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트럼프의 인종차별 언행으로 자극 받은 이들이 참사를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 지역인 엘파소가 고향인 민주당 대선주자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총격 현장을 방문해 "트럼프는 백인 우월주의자"라고 비판했다. 트위터로 "총기 신원조회, 이민 제도 개혁과 연동" 트럼프 대통령의 '총격 반응' 한인들 "문제 왜곡·대책 부실" 이민자 '신상털기' 연결 '황당' 더 큰 사고 잇따를 것 우려 트럼프는 입장문 후반부에서 이런 비난에 대한 대응 문구도 넣었다. "(우리) 나라는 인종차별주의와 편견(bigotry), 백인 우월주의를 비난해야만 한다"며 "증오는 미국에 설 자리가 없다"고 하면서다. 그러나 입장문은 이번 사건의 원인을 정신 질환이라고 규정하면서 인터넷의 자극적 콘텐트에 주로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는 이날 입장문을 발표하기 약 3시간 전 트위터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함께 강력한 신원조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 법안은 아마도 이민 제도 개혁과 연동(marrying)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이 트윗은 이번 테러 참사를 그의 반이민 정책에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불렀다. 트럼프는 결국 생방송 카메라 앞에 서서 애도의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을 택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함께였다. 트럼프는 목이 살짝 메인 듯한 목소리로 이번 범죄 가해자들에 대해 "사악하다(wicked)" "괴물(monster)"이라고 표현했다.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뉴욕타임스 등 트럼프에게 비판적인 매체들은 물론 대부분 언론은 새로운 총기 규제법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데 더 주안점을 두고 보도를 했다. 트럼프가 입장문까지 발표한 것은 그만큼 이번 이슈가 미국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의 발표에 한인들도 반발하고 있다. 민권센터 차주범 선임 컨설턴트는 "문제의 원인을 왜곡하고 부실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며 "더구나 총기 구매자 신원 조회를 이민자 '신상털기'와 연동시키려는 발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사고와 행태를 그대로 드러낸다"고 말했다. 팰팍한인유권자협의회 권혁만 회장은 "이번 사고는 이미 예견된 것"이라며 "대통령이 인종차별과 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데 온전한 정신의 백인들까지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또 "총기 규제를 막는 세력과 결탁해 뒤를 봐주는 정당이 그들"이라며 "트럼프가 있는 한 더욱 큰 사고가 잇따를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박다윤·전수진 기자 park.dayun@koreadaily.com

2019-08-05

[총격현장 이모저모] 생후 2개월 아들 지키려다 숨진 엄마

○… AP통신과 NBC 방송에 따르면 엘파소 주민 조던 안촌도(25)는 전날 총기 난사 현장에서 자기 아들을 구하려다 머리에 총탄을 맞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그녀의 동생 잼로스키(19)에 따르면 "아이의 뼈가 부러진 정황에 비춰 볼 때, 총소리가 나자 언니가 안고 있던 자기 아들을 보호하려고 본능적으로 넘어진 것 같다"면서 "언니가 아이를 품에 안고 넘어지는 바람에 아이의 뼈가 부러졌고 언니는 총탄에 맞은 상황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안촌도는 세 아이의 엄마로 새 학기 개학을 앞두고 아이들 학용품을 장만하러 월마트에 들른 것으로 전해졌다. ○… 엘파소 월마트 총기 난사 당시 직원과 군인 쇼핑객의 신속한 대처가 더 큰 참사를 막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월마트 직원인 레슬리는 3일 오전 총격이 시작됐을 때 셀프 계산대 근처에서 일하고 있다가 '상자가 쿵 하고 바닥에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점점 가까이서 들려오자 곧바로 주변 고객들을 이끌고 대피했다고 전했다. ○… 쇼핑객 중에서도 '영웅'은 있었다. 자신을 군인이라고 소개한 글렌든 오클리는 총격 당시 스포츠용품 매장에서 쇼핑하던 중 갑자기 한 아이가 "월마트에 총격범이 있다"고 말했다고 방송 인터뷰에서 전했다. 처음엔 아이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곧 총성이 들렸고 총기 면허를 소지한 그는 일단 총을 꺼내 들고 주차장으로 달려 나갔다. 주변에 부모와 떨어져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오클리는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이" 데리고 대피하려 했다고 전했다. ○… 총격 사건 후 엘파소 주민들은 부상자들에게 혈액을 제공하기 위해 길게는 몇 시간씩이나 줄을 늘어섰다. 한 헌혈센터에서 대기 중이던 프랜시스 예페즈는 헌혈을 하려면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며 "줄이 계속해서 길어지고 있다"고 CNN방송에 말했다.

2019-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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